이왕이면 새것하고(同價新物) 길 가던 나그네가 어느 날 날은 저물고 비가 내려 외딴 오두막집에서 하룻밤 묵게됐다. 그런데 단칸방뿐인 그 집에는 시집 안 간 시누이와 과부올케 두 여자만 살고 있었다. 방이 하나여서 처음엔 부엌 바닥에 재워 주는 것만도 고마웠으나 춥기도 하고 해서 나그네는 차츰 생각이 달라졌다. 나그네는 꾀를 내 자꾸 큰기침을 해대며 끙끙 앓는 소리를 냈다. 그러자 시누이가, "성님, 저 나그네가 딱하니 방에 들어오게 해서 윗목에서 재우도록 하지요." 하고 청하여 올케가 나그네를 방으로 들였다. 나그네는 연신 고맙다고 인사를 차리며 그냥 들어오지 않고 짚신을 가지고 들어와 입에 물고 윗목에 눕는지라 이를 괴이쩍게 여긴 시누이가 연유를 묻자 나그네는, "이렇게 하지 않으면 잠꼬대가 심해서 다..